지난달 모 잡지사의 의뢰로 작성했던 Q&A / 생각의 연결을 위하여 블로그에 포스팅 해둠
1. 지난 11년 동안 IT 분야는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당신을 가장 들뜨게 한 IT 사건 세 개와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당신을” 가장 들뜨게한 IT 사건이라는 질문이기에 약간은 사적인 답변을 해본다
- . KAIST 기숙사 전체에 LAN 이 깔리게 된 사실 / 대학생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서서히 대중에 퍼지고 있던 시절... 인터넷을 쓰기 위해서면, 저 멀리 전산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야 했던 시절이 어느날 갑자기 기숙사 방에서 일어나면 바로 쓸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으니.. 지금이야 어느 가정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당시로는 대한민국에서 쉽게 누릴 수 없었던 특권중의 특권...기숙사 창문들 사이로 길게 늘어져 있던 패러렐케이블( 당시 워크래프트 네트웍 플레이를 위해서 프린터 케이블을 쭈욱 늘려서 사용하곤 했다.^^ ) 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랜설치 이후로 그 모습이 사라져서 아쉬움 ...
- 90년대 후반의 그 창업열기....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넘쳐났고, 사람들은 각자가 보는 미래에 젖어있었고, 모두가 꿈을 꾸고 있었다. ( 아쉽게도 그 꿈들이 변질되고, 사기가 되는 경우가 많긴 했지만... )
- 구글의 선전 / IT 는 이제 끝났다라는 인식을 보기좋게 타파하고 새로운 중흥기를 이끌어 낸 공로가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검색기술이 바꾼 새로운 세상보다 그 점이 더 중요하다.
2. 여러 이슈들 중에서 가장 바보 같고 끔찍한 것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거품의 붕괴 과정에서 여러기업들이 보여주었던 치졸한 머니게임과 주위에 흔한 벤쳐투자자들의 화려함이 초라함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했던 것.. 거품의 붕괴는 누구나 예견하던것이었지만, 그속에 있는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던가.. 똑똑한 사람들은 웬만큼 다 빠져나갔다. 그러나 거대한 시스템의 구성원이 되어서 그것을 감내해야 했던 수많은 서민들의 아픔 ( 당시 근무하던 벤쳐타운의 7층에 다단계 유령투자회사가 있었고 몇천억대의 사기와 함께 마무리되었던 기억이... ) 굳이 하나 더 꼽으라면, 야후의 서비스 다운 ? 분산서비스거부공격이라는 것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사건.. 야후도 죽는데.. 라는 인식이 보안에 대한 인식을 공고히 했다. ( 본인은 당시 보안업체에 근무중이었음 )
3. 지난 11년 동안 국내외 IT 분야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상을 수여하는 행사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신이 심사위원이라면 누구에게 상을 주겠습니까?
리누스 토발즈와 아이들 /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구글의 탄생과 함께 지식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 웹서버의 70% 가까이가 아파치 웹서버이며, 대부분의 포탈들의 엄청난 전산자원은 리눅스라는 녀석 위에서 돌아간다.
4. IT 분야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기업은 어디이고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와 해외를 나눠서 뽑아주세요.
우리나라 : 네오위즈 .. IT 에서 소위 ‘수익’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라는 것을 처음 보여준 회사.
해외 : 구글... 남들이 "그건 안되는거라는게 증명됐어." 라는 말을 했을때도 묵묵히 정진했고, 몇년의 흐름뒤에 세상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기업.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신념을 가진 세상의 모든 혁신가와 기업가들..
5. 누군가가 당신에게 현재 ‘IT 시장의 블루오션’에 대한 칼럼을 부탁했다고 합시다. 당신은 어떤 것을 주제로 칼럼을 쓰시겠습니까?
Personal media ... 인터넷은 거대한 미디어로 변모해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자신들의 제어권안으로 들어온 인터넷을 10년동안 사용해온 개인이 있다. 그러한 개인들이 자신들이 손안에 어떤 도구를 가지고 있는지를 깨달아 가고 있다. 미디어 세계에서의 진정한 분산화가 이루어질 것이며, 새로운 집중화를 불러오게 될것이다. 물론, 이러한 세계를 이끌어 올 가장 중요한 녀석은 모든 정보를 1촌으로 만들어 주는 ‘검색’이 한몫을 톡톡히 할 것.. 검색은 이제 겨우 시작일뿐.. :)
6. 지금은 디지털 기기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약 이 기기들 중에 단 한 가지만 골라 평생을 쓰라고 한다면 무엇을 고를 건가요?
핸드폰 :) 엔터테인먼트 기기등은 없이 살 수 있지만,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핸드폰은 꼭 있어야 할듯...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티셔츠 한장에 반바지만 입어도 꼭 손에 들고 나가는 것은 핸드폰이다... ( 핸드폰을 중심으로 한 수많은 디바이스 컨버젼스 대세론이 흐지부지하게 끝난 것이 아쉽다. 핸드폰이 모든 디바이스들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각각의 분야에 독특한 전문기기들이 오히려 다이버젼스를 이끌어 냈다. )
7. 당신은 현재 IT 역사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IT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자신이 ‘즐기고 있다(enjoy)’ 라고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며, 그 일이 세상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이 되어야 할것. ( 사람을 죽이는 일이 재밌다고 해서 일이 될 순 없지 않은가? ) 그에 상응하는 신념과 철학을 세울것.. 그것이 없는 사업은 ‘꿈’이라 불리기 힘들고, ‘꿈’ 을 쫒지 않는한 어쩔수 없이 ‘돈’ 을 쫒을 수밖에 없다.
8.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느 분야에 더 힘을 쏟아야 할까요?
인력자원의 육성... 90년대 후반 2000 년대 초반의 IT 붐을 이끌었던 것은 대한민국의 병역특례제도라고 하지 않던가 ? IT 뿐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배움터에 사람수가 점점 줄어가고 있다. ( 국내 대학생들이 많이 쓰는 kids 라는 비비의 익명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 유명한 공돌이 FAQ 가 있다. Q: 돈벌고 싶어요 .... 어떻게 하죠 ? A: 다시 공부해서 의치한 ! (의대/치대/한의대) 이라고 써있다고 한다...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가 ? )
9. 11년이 더 흐른 2017년, 가장 주목받을 IT 인물과 기업, 기술을 예견한다면요?
지금 이 시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미친사람들..
** 과거에 했던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인젠'이라는 인터넷 보안 전문기업 창업, 인터넷보안관리기업 '젠터스' 창업, SK텔레콤 CI사업본부 근무를 거쳐 현재 태터&컴퍼니의 CEO 로 있음. 과거에 내가 재미있는 일을 해왔다면 , 앞으로는 당신과 내가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