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2014. 5. 6. 15:29

인생이 정말 짧다. 

세월호로 인해서 아이를 먼저 보낸 아버지가 아이가 남긴 기타를 바라보던 그 고통의 눈빛.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면 그 부모들이 감당해야될 고통이 얼마나 클지를 알기에 감히 공감한다는 이야기도 함부로 할 수 없다. 

죽는 것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역설적이지만 그것에 대해서 자주 생각할수록 살아 있는 시간이 더 알차지게 된다.  경주차를 타고 트랙에 나서기 전, 가파른 다운힐을 앞두고 자전거위에 앉아서, 심한 기류에 비행기가 찢어질듯 흔들릴 때..  길진 않지만 그닥 짧지만은 않은 생각들을 하게된다. 여기서 만약에 죽게 된다면 제일 안타까운 것은? 이걸 했었어야 됐는데 못했던 것은?  제일 후회스러운 것은?  여유로운 상황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맥락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 순간에 몇명의 얼굴들이 스친다.  신기하게도 그 얼굴들의 순서가 0.0001초만에 소팅이 끝난다.  역설적이지만 나의 제1순위자들은 내가 기쁘게 해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묵묵히 희생하는 사람들이다.  제1순위자들을 위해 산다는 명분으로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2순위, 3순위에 있는 사람들과 보낸다. 자아실현, 사업성공 뭐 이런 단어들이 그 주요 명분이다. 물론 나에게 그 2,3 순위자들도 생명만큼 소중하다. 

내년이면 나이가 40이 되고, 아이가 벌써 10살이 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만한 내 아내도 또 나를 위해, 아이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데도 안나가고 이 생각만 했다. 그리고 진짜로 중요한 것을 위해서 인생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Posted by Ch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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