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V포럼에 다녀왔고, 송락경 교수님, Altos 의 Han Kim 대표님, Vingle 의 호창성 대표님이랑 간단한 패널을 했었는데 그때 이야기했던 내용을 꼬날님이 본인의 블로그에 민망하게 그대로 옮겨주셨다. 

어제를 끝으로 이제 강연이나 패널 같은거 안하기로 마음먹었다 . 뭔가 좀 더 공부하고 더 많이 해보면 알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깨달은 것이라곤 "적지도 과하지도 않은 적당하게..."  항상 뭐든지 균형감각이 제일 중요하다는 정도의 결론뿐이다. 또한, 이러한 균형감각은 속해있는 Context에 따라서 온연히/완벽하게 다르다. 하여, 일반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에 의미가 거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위 멘토링, 어드바이저, 엔젤투자자 뭐 이런 걸 제대로 할려면 개별사업가가 가지고 있는 정보량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한 정보량과 함께 적어도 그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고 그 상황을 같이 고민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 정도가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포럼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벤처실패에 대한 내 이야기는 아래에 퍼담아 놨다. (꼬날님 감사.)

정말 세상은 Red queen race 이다. 최선을 다해서 배경의 속도보다 조금 더 빨리 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똑똑하다는 착각아래 성공에 이르는 왕도(라고 쓰고 꼼수라고 읽는다)를 찾는데 엄청난 시간을 써왔건만, 기본, 본질에 충실한 것 이외의 왕도는 없고 게다가 난 멍청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다.  세월이 참 무상하고, 바깥 날씨는 지지리게 춥다. 

----

벤처 실패, 어떻게 보는가!

이런 말이 있지요.  "비즈니스는 잘~~해야 하고 잘~~ 하는 방법은 그 때 그 때 다르다!"

'투자자들이 첫번째 성공하고, 두번째 실패한 사업가가 세번째 하는 사업을 좋아한다고 그러잖아요.. 작던 크던 첫번째 성공을 통해서 '아~ 어떻게 하면 되는구나, 어떤 보상이 주어지는구나라는 구체적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두번째 실패를 통해서 자만심이 빠지고 나서 세번째 하는 사업에서는 룰도 알고 애티튜드도 좋아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들 합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동일주제에 대해서는 딱 한번 이하로 실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끔보면 뭐해서 망했다 망했다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실패한 스토리’가 두개이상 있는 분들은 성공하기 쉽지 않아요. 절대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성공이 성공의 어머니지요.

똑같은 실패를 두번이상 하는 사람에게 세번째 기회는 잘 안오는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것 같구요. 행여 하더라도 딱 한번만 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뭐야.. 실패는 최대한 많이 해야된다며, 실패한번이상 하지 말라니 무슨 말이냐"
제 생각에는 실패(Failure)가 크게 두가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아요.

첫번째로는 매일매일 비지니스를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상적인 실패들이 있어요. 저는 이것을 ‘과정중 실패’라고 부르구요. 그리고 두번째로는 뭔가 최종적으로 끝까지 몰릴때로 몰려서 파산, 쫄딱망했음 뭐 이런 단어나 문장들과 동치를 이루는 ‘결과적 실패' 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중 실패를 많이 해야 결과적 실패가 줄어들고,
과정중 실패를 안하고 한번에 성공하려고 할 수록 실행의 횟수가 줄어들고 결과적 실패에 이르게 될 확률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말로 하는게 뭐가 중요한지 잘 모르겠어요.. 해보기 전에는 잘 느낄수 없는 것들인것 같고 뭐 그런것 같아요..

과정중의 실패들은 매일매일 겪게 되는 일들이죠.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고, Business 자체가 우리가 어떤 가정을 세우고, 이 가정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과정중실패를 통해서 validated learning 을 쌓아가면서 product/market fit 을 찾아나가는 일종의 진화과정이죠.  그래서 최대한 자주 실패하면서 빨리빨리 옳은 방향으로 고쳐나가라고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의 품질입니다.
창업해서 2년동안 창업을 해서 지금껏 아무런 성공작이 없는 두개의 회사가 있을때 그 두 회사의 가치는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knowledge base 에 따라서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이 차이가 어떠한 과정중 실패를 겪었고, 무엇을 배웠는지에 달려 있는거지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Failure is a Process, Success is just a Result!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런 과정중 실패의 품질이 좋은 회사일수록 절대로 결과적 실패하기 힘들어요.  나쁜 회사는 크게 두가지 범주에 들어가요.

첫째, 아예 과정적 실패가 없는 회사... 여긴 실패없이 한번에 성공할 수 있는 계획을 짜는데 시간을 다 쓰시는 분들이에요.
둘째, 과정적 실패의 품질이 형편없는 회사...  lean start-up 을 오해하시는 분이 assumption - experiments - learning 이 과정을 빠르게 도는것이라고 착각하고 iteration 에만 집착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로 아니구요..   learning 이 제일 중요하죠.. 그걸 가지고 정말 품질 높은 assumption 을 세우고, 거기에 따른 적절한 lever 를 배치해서 experiments 를 해보구요.. 그 과정중에 무언가를 맞추면 우연히 고도성장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아까도 말씀드리지만 이런 과정중 실패의 품질이 좋은 회사는 절대로 결과적 실패로 이어지지 않아요.  자원이 떨어져 갈수록, 절실해질수록 정말 끝까지 몰린 상황에서 승부수들을 던지게 되고, 그 승부수가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결과적인 실패를 안하는 것이 최선이에요.  결과적 실패를 절대로 피하기 위해서 좋은 품질의 과정적 실패를 정말 잘 배치해야해요. 그리고 이게 참 말로 해봐야 잘 몰라요. 어렸을때 엄마가 공부하라고 그래서 죽어라고 하기 싫잖아요. 그러다가 대학 못가고, 회사 좋은데 못가고 인생 힘들어지잖아요.. 그래서 일단 속는셈 치고 대학입시에 성공하는게 중요하잖아요?  

저도 똑같은 말씀 드리고 싶어요.  
결과적 실패, 안 하는게 최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과정적 실패를 많이 해야 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구요.

다시 한 번 "비즈니스는 잘해야 하고, 잘 하는 방법은 그 때 그 때 다르다"라는 말씀 드리면서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Posted by Chester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56)
Life Log (612)
생각의 단편 (65)
Textcube (41)
Search (3)
즐거운 것들 (5)
P.U (0)
category (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