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참 방황하던 12년전 무렵, 저를 바른길로 인도해주셨던 은사님이 하시는 강연이 있어서 홍릉에 있는 학교에 왔습니다. 이 곳은 특히 나무가 많아서 그런지 훨씬더 상쾌한 느낌입니다.
학교에만 오면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은 그 근원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집'에 다시 돌아온것 같은 그런 느낌일까요 ?? 학교 입구에서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건물을 바라보고 있는 저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옛 추억이란 참 좋은 것입니다. ( 나쁜 추억은 벌써 다 잊어서 생각도 안납니다. ) 밤새면서 학교에서 이야기하던 기억, 해가 뜰때까지 겐뻬이 치던 기억, 만화방에서 씨리즈물 읽던 기억. 가끔 공부도 하던 기억 ㅠ.ㅠ 처음으로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것도 생각해보면 학교 다닐때였습니다. 23 살인지 24살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봄에 돋아나는 잔듸가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한때가 제가 나이가 들어가는구나라고 느끼던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그 온연한 추억을 공유하던 대전의 학교는 아니지만, 서울에 있는 학교도 그런 분위기는 자아내는 데 충분한 것 같습니다.
학교는 또한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이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멍하니 학교 건물을 바라보고 있을때 저를 사이에 두고 길 양쪽에 걸터 앉았던 학생들도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가늘고 길게 살것인가." , "짧고 굵게 살것인가." 정확히 그 두문장이 귀에 남더군요. 건물안에 들어와서 제 자신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해봤습니다. 음...답하기 힘든 문제네요..
도서관에 꼽혀 있는 수많은 책들과, 옹기종기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조용히 돌아가는 컴퓨터 팬소리가 어울려져 '학교'라는 감성가치를 극대화해주는 듯 합니다. ( 지나다니는 여학생들도 예쁩니다.^^ ) 이제 가야될 시간이네요.. 집에 돌아가서 남아있는 느낌을 글로 옮겨 봐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