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김에 몇가지 이야기를 적어둔다.
과거 큰회사의 조직원이었던 시절, Tom Peters 아저씨가 썼던 책중에 이런 구절을 눈여겨 본적이 있다. "나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매출 1억달러에 직원이 달랑 7명뿐인 글로벌 컴퍼니를.... " 이런 문구였는데, 사회가 점점 수평화되고, 이러한 수평화되는 구성원들 사이의 집단적 협업을 통한 가상적인 조직을 상상했던 아저씨다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는 "흐음.. 과연 ??" 이라는 말로 넘겨짚었는데 불과 몇년도 안되어서 그런 형태의 조직을 여기저기에서 목격할 수가 있다. 37signals 라는 유명한 회사 역시 물리적으로 떨어진 8 명의 구성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고 ( via likejazz , http://www.likejazz.com
확실히 이상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일(TASK)'의 범위가 지극히 MICRO한 범위까지 떨어지게 되고, 돈으로 환산되는 경제적 성과가 아닌 소셜한 가치교환의 형태도 중요한 성과로 인정받는 시기가 오면, '가상회사' 라는 개념은 더이상 현자들의 책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어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일본에 나가있는 우리 구성원들은 모두 wiki 를 통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작성되는 코드는 위키와 연동된 형상관리툴에 저장되고, 나는 손쉽게 지금 무엇이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다. 아침에 출근길에 백발이 성성한 아주머니( 요새는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개념이 완전히 converge 한듯 하다. )가 써드파티 네비게이션툴에 목적지를 능숙하게 입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리고 방금 외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팟 이어폰을 귀에 꼽고 있는 레미콘트럭 기사아저씨를 보았다. 28개월 된 우리 아이는 야후꾸러기를 보며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버와 컴퓨터가 다른 개념이었던 아내는 서당개 2년이라고 파티션과 섹터, 실린더의 개념을 이해하고, Linux 가 뭔지도 알며, 대부분의 소비재쇼핑과 가사업무를 인터넷을 통해서 처리한다. 전주에 계신 장모님은 경민이의 모습을 간간히 MMS 를 통해서 딸과 사위의 핸드폰으로 보내주신다. 어쩌면 Enterprise 2.0 은 이미 현실이고, 조만간 Family 2.0 이라는 개념을 누가 들고 나올런지 모르겠다. 너무 빨리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