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2014. 1. 12. 01:50

그닥 심후한 내공없이 심한 뽀록으로 버티던 엔지니어 생활 반짝하다가 ms office 랑 급친해지기 시작한게 2004년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 틈틈히 시간날때마다 바뀐 환경들을 캐치업하면서 실감하고 있다. 말그대로 그냥 지나온 환경들만 쭈루룩 다 캐치업을 해보고 있는데 정말 '변화'가 많다. 그냥 techcrunch 에서 읽는거랑 직접 이것저것 해보는거랑 느낌 완전히 다르다. 십년전에 비하면 말할 것도 없고, 당장 5~6년전에 비해서도 정말 모든게 너무너무 편리해졌다.

그나마 십수년이 지나도 손끝이 emacs / screen / bash 의 단축키조합을 기억하고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 어렸을때는 마우스 옆에두고 깔짝거리면 하수취급했다. 진정한 고수는 80x24 vt100 터미널과 키보드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선배님들에게 배웠다. (그리고 요새 그 선배들을 매일 만난다. 내가 가르침을 청하던 그 선배님들의 얼굴을 엄청 자주 뵙는게 가끔 신기하다. 정말 실력으로 보나 풍기는 그 오덕한 뽀스로보나 신같은 존재들이다.) 다행히 맥의 키보드 조합은 과거 sparc station 키보드 조합이랑 비슷해서 참 편하다. caps lock 을  ctrl 로 변경하고, meta key 를 command key 조합으로 remap 하고 나면 emacs 조작하는데도 엄청나게 수월해진다. 완전히 과거로 퇴장했을 것 같은 emacs 도 최신의 개발환경에 맞춰서 발전해 온듯. 찾아보면 웬만한 패키지 다 있다. 새로 생긴 단축키 살펴보고, 없어서 귀찮은 것 몇가지는 간단히 만들어 넣었다.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그리고 homebrew. 이거 완전 G.A.E 짱이다. 없었으면 mac 에서 이 개노가다 언제 다 했을까.  바이너리 다운로드해서 인스톨하는것보다는 tarball 가져와서 source building 하는 변태적인 취미가 있었는데 이게 뭐 안되는게 없다. 중간에 에러나면 stackoverflow 나 github 찾으면 다 있고 (물론 Google이 대신 찾아준다.) 내가 문제 생긴건 누가 귀신같이 다 물어봐놨네. 것두 이틀전에 누가 묻고 답해놓은거 볼때면 정말 참 내가 좋은 세상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업잘하고 애잘키우고 등등 내가 해야될 일들이 몇개씩 늘은 것 맞는데, 컴터앞에 앉아서 순수히 재미로 뭔가를 하고 있을때 내가 많이 행복해 하는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컴터는 참 좋은 친구다.  (써놓고 보니 무슨 초딩일기같네.)

Posted by Ch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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