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og

오랜만에 다시 트랙으로 ..

Chester 2013. 7. 14. 22:14

2003년 결혼한 그해 여름에 트랙에 가는 것을 그만두고 경주차를 팔았으니 만으로 딱 10년만이다.  가끔짝 동네 아마추어 대회나 시승행사에 가서 짜잘하게 차를 돌려본 것 이외에 정말 땀나도록 집중해서 트랙에서 차를 돌려본 것이 정말 만으로 딱 10년만이다.  아 세월이여...  


서울과 달리 영암은 엄청 더웠다


일단 뭘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면 일단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타입이라서 그런지 무작정 젠쿱380을 산건 작년 12월이었다. 그냥 어느날 필받아서 장터링하다가 그 다음날 가서 사왔다. 처음부터 태생이 좋은 차를 사면 좋겠지만, 트랙주행은 그냥 차가 좋고 잘나간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마음놓고 실력을 늘릴려면 웬만한 사고는 감수해야 하기에 부품도 싸고 수급이 좋으며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타서 트랙에 대한 데이터가 많은 것이 좋다. 10년전 바디튜닝을 하고 롤케이지를 쳐놓은 티뷰론에 너무 만족스러웠던 경험(다 SeeVision 과 RTS 덕분이었다.)이 있기에 아무런 고민없이 젠쿱380을 사서 경주차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사실 10년전과 비교해서 요새 현대차 정말 좋다. 

차를 산 것이 작년 12월, 주차장에 계속 세워만 두다가 트랙주행을 위한 기본튜닝을 위해서 샵에 보낸 것이 4월인가 그랬고, 7월중순이 되어서야 차를 드디어 한번 트랙에 올려봤다. 오래도 걸렸다. 나름 젠쿱380을 가지고 트랙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동호회에서 좋은 레퍼럴을 해주신 Orange Garage 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팀원들이 많기에 차도 아예 로더에 실어서 옮기고, 나는 편하게 내차타고 내려갔다.)

사실 요새 너무나도 바쁘다. 일은 줄여도 또 줄여도 도대체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책도 제대로 못 펼쳐 본지도 한참이 지난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늦은 오후 회사 땡땡이를 까고 영암으로 나섰다. 서울에서 360km 떨어진 먼 곳인데 멀어도 멀어도 정말 너무 멀다. 이건희 회장님은 빨리 용인 스피드웨이를 열어주셨으면 좋겠다. 

토요일 기본적인 라이센스 교육 받는데 사고동영상 잔뜩 보여주더라. 폴셰 GT3 깨먹은 아저씨 동영상도 교재로 사용중인데 황당한 사고가 정말 안타까웠다. 당신들도 황당한 사고내면 두고두고 교재로 쓰인다라는 교관의 말을 뒤로 하고 가볍게 라이센스 취득.. 실기주행을 하면서 가볍게 적기상황, SC상황, 스탠딩스타트 이런거 한번씩 가르쳐주고 두어바퀴 도니까 끝.. 

일단 너무 오래 안탄데다가 차도 전혀 몰고다니던 차가 아니라서 모든게 어색하다. 오후에 개러지 사장님이 완전히 신경써주신 덕에 연습을 한타임 타보게 됐는데 이거 안했으면 제대로 연습한번 안해보고 경기에 나가게 될뻔한 상황이었다. 

첫연습을 하면서 차량특성도 익히고 코스도 익히고 브레이킹포인트랑 클리핑포인트를 찾기위해서 진입속도를 최대한 높혀보고 미리 꺾어보고 나중에 꺾어보고 어떤 거동이 나오는지를 열심히 실험했다. 와이프가 트랙에 들어가기 전에 절대로 경쟁심이나 스스로의 욕심으로 무리하게 페이스 올리지 말라고 당부 (지시?)를 하셨기에 처음부터 한계로 밀어보기 보다는 밑에서부터 살살 올리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코너에 늦게 들어갔다가 빨리 들어갔다가 스핀도 두번이나 하고, 차는 4단 넣을때 2단들어가고 힐앤토 레브도 안맞고 총체적 난국이다. 어쨌든 대략 어느정도는 감은 좀 잡힌것 같기도 하고 안잡힌거 같기도 하고...

(연습동영상은 지금 유튜브 올라가는 중.. 나중에 추가예정)

연습주행 이후에 Orange Garage 사장님이 커멘트 해주신 것

  • 1,2,3 번은 무리하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날로 먹는 기분으로... 무리하니까 언더만 나잖아. 
  • 4번,5번,6번은 GT윙을 믿고 오버스티어 무서워하지 말고 끝까지 쪼아라... 사실 오랜만에 차타는데다가 타이어도 래디얼이니까 좀 겁나던데
  • 진입이 너무 빠름.. 래디얼타이어 특성에 맞춰서 타야지, 슬릭탈때처럼 쪼으면 오히려 기록 안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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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경기 1차시기만 한타임 15분 뛰었다. 중간에 사고가 나서 경기가 한참 중단됐는데 저녁까지 서울에 와야하는 일정이 있어서 1차시기 남은 주행이랑, 2차시기랑은 모두 포기하고 바로 차타고 서울로 복귀 6시정도에 서울에 들어왔다. 

일단 첫경기의 기록은 1분35초342 .. 젠쿱380 상위권차들이 32초대니까 3초정도 더 줄여야 한다. 대충 2초정도는 어디에서 줄일수 있을지 알겠다. (담경기에서는 로거를 달던지, 아이폰앱이라도 깔아서 데이터 측정을 해야되겠다. 5Rocks 를 사용할까? ) 

영암은 이런거 다 나온다 듸게 좋다.


(update: 저기 저위에 1등에 턱~ 있는 서동진군은 학교/동아리 후배님이다. 자랑스럽다!)

와이프가 찍어준 출발동영상.. 이때 수많은 배기음속에 같이 출발하는게 쫌 묘하게 사람 흥분시킨다. 내차는 저기 368번.


오늘 마지막 타임 인캠영상은 아래에....



(초고화질 영상은 여기에)


오늘 주행을 보고나서 개선점을 나열해보면 ..

  • 아직 차가 익숙하지 않음. 타이어 노면감각이 여전히 잘 안올라옴. 힐앤토/기어조작 여전히 미숙
  • 1번 코너 브레이킹이 남던지 부족하던지 상황이 계속 재연되고.. 2,3번 코너 총체적 난국.. 여기는 몇번 더 타봐야 알수 있을듯.. 2번,3번코너 연결타이밍 못맞추니까 엑셀이 밟았다 뗐다 완전히 엉망일뿐더러 4번코너에서 종속도 별로 안나오는 것 같음
  • 5번에서 6번코너 연결은 조금 더 밟아도 남을듯.. 라인에 마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음 더 힘차게 쪼아야.
  • 7번 코너 일관성 하나도 없음. 여기도 라인의 답을 찾아야 할듯 6번이 계속 달라지니 7번코너 CP도 계속 엉망
  • 8번 코너는 고수들이 타는 걸 한번 좀 봐야할듯. 계속 아리송함
  • 9번 코너 브레이크량 너무 많음... 더 들어가서 살짝만 밟아도 될듯
  • 10번코너 .. 9번이 풀리면 자동으로 풀릴듯함
  • 후반부 급격한 체력저하.. 미친듯이 에어콘 스위치를 찾아서 눌렀다. (어제 연습은 아예 에어콘 다켜고 했다 ㅠ.ㅠ)

이틀동안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마음이 완전히 젊어진것 같다. 사람은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을 해야 한다. 

오늘밤까지만 10년만의 이 흥분을 마음껏 음미하고 내일부터는 또 .... 할일이 완전 25톤정도 쌓여있다. ㅠ.ㅠ  


타고 나와서, 저 피곤한 모습.. 당장 크로스핏이다.


출발직전.. 저 끝에 사선으로 걸친 차가 내차.



차타기 전, 이때만 해도 상태는 괜찮았음.


날씨는 완전 덥고..


조수석 시트는 경민이 태우려고 높게 달았음.


GT윙.. 나의 믿는 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