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ster 2011. 9. 21. 19:45
1달, 1분기, 1년 ... 이처럼 긴 시간을 위해서도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하겠지만, 단 하루에도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내 꼭 이것만은 끝내고 잠들리..." 라는 하나의 강력한 다짐이 없다면, 뭔지도 모를 바쁜 일들, 회의 몇개 그러고 나면 하루가 그냥 끝나버린다. 

하루의 강력한 방향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아침에 보내는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비몽사몽 시간맞춰서 출근시간에 의자에 세이프해야되는 정도라면 도대체 이런 시간을 낼 수가 없다. 나의 경우 하루의 방향성을 만드는 시간은 샤워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하면서 멍하게 서있는 시간이다. 때론 이 시간이 한시간이 넘어가기도 한다. ( 우리나라도 물부족국가라는데 미안하다. ) 이 시간을 통해서 적어도 오늘 하루에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일... 오늘 내가 해야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 그 중요한 일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 뭐 이런 작은 것들을 생각하다보면 생각이 삼천포로 흐르기 일수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맨 마지막에 하루의 액션아이템 한두개 정도는 명확히 남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는 하루를 보내는 거다.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저녁이 되면 열나 배고프고 피곤해진다. 빨리 죽으면 안되니까 적당히 운동...  

나는 이런 하루하루의 쌓임을 믿는다. 지금 당장은 뭐가 하나도 안풀리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큰 방향성 속에서 하루하루를 마무리하는 사이에 뭔가를 이뤘다는 느낌이 오는 날이 올꺼라고 믿는다. 행여 적은 시간 책상위에 앉아 있었더라도, 그 목표한 바를 이뤘다면 나는 적어도 오늘 하루는 잘 보낸 것이다. 그 가장 중요한 일에 대해서 아내의 피드백을 듣고, 아이의 볼에 뽀뽀해주고 나면 그야 말로 하루의 완성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