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og

BMW Welt 방문준비

Chester 2010. 2. 24. 23:43

이번주말에 아이와 함께 뮌헨에 있는 BMW Welt, Museum 그리고 3-series조립라인에 방문할 예정이다. 작년 9월에 참가했었던 BMW Challenge 3 우승의 부상으로 BMW Welt 방문권을 받았는데 사방에서 난무하는 각종 일(?)들 때문에 무려 6개월만에 나서게 된 여행이다.

행사당일에 수령한 방문권.. 아들은 그 이후로 1등하면 무조건 방문권을 받는걸로 알고 있다.

가장 큰 목적은 아이에게 살아있는 경험을 만들어줘서, 미래에 대한 꿈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 BMW Challenge 3 는 BMW 가 3 series M-edition 의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상당히 큰 이벤트이다. 행사는 2009 년 9월 23일에 치뤄졌고, 내가 우승의 감격을 트윗한 것이 9월 23일 오후 다섯시 경이니 시간이 흘러도 한참 흘러버렸다. (그동안 너무 일들이 많았다.ㅠ.ㅠ) 누군가는 그래도 트랙을 뛰어봤으니 쉽게 우승한거 아니냐라는 말도 했었지만, 기록으로 승부하는 경기는 아니었다. 이레인 레이싱팀이승헌 감독께서 기준이 되는 '기록'을 만들고 거기에 가장 근접하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였다. 다행히도 맨 마지막조에 배정이 되어서 머릿속으로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우승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행사관련한 이야기는 Top-Gear 에서 인터뷰요청에 답했던 글을 아래에 첨부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행사내내 많은 수의 오두막들이 동원됐고, BMW는 아래의 두개의 공식동영상을 공개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 Top Gear 에서 매우 짤막한 인터뷰 요청이 왔었고, 이메일을 길게 써서 보냈는데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나왔다. 그래도 어찌나 가슴이 뿌듯하던지... 반디앤루니스에서 감동에 젖어있던 나에게 아내가 자동차 쪽으로 업을 바꾸라고 조언했었다. 그렇게 기뻐하는 눈은 자동차와 관련된 무엇을 하고 있을때가 최고라면서...

 

그날의 사진을 몇장 올려본다. BMW Welt방문권보다 좋았던 것은 아이가 1등하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그뒤로 뭐든지 1등하고 싶어하는 버릇이 생긴 것? (아내는 살짝 싫어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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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Top-Gear 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1) BMW 챌린지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평소에 즐겨 구독하던 자동차전문블로거의 포스트를 통해서 대회의 존재여부를 알게 되었고 홈페이지 방문을 통해서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차를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다섯살난 아들녀석도 차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아들과 함께 새로나온 320i 를 장거리 시승하는 행사정도로 생각하고 응모했는데, 그것 이상이더군요. 회사의 휴가일정도만 체크해보고 바로 응모했습니다. 응모당시에는 상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인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좋아할거라는 생각에 저도 꼭 예선명단에 들었으면 하는 바램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아이를 태우고 할 수 있는 그런 장거리 시승행사는 아니어서, 아이를 태우진 못했습니다. ㅠ.ㅠ ) BMW 측에서 예선명단에 선정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을때가 제일 기뻤던것 같아요. 

 

2) 예전부터 BMW에 대한 관심은 어떠했는지?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원래부터 BMW 오너 이셨는지?

 

BMW 의 열성팬이 되기 직전에는 Nissan Skyline BNR34 GT-R 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GT-R을 일본에서 직접 구매해서 한국에서 정식등록을 하고 다시 배편으로 일본 HKS에 보내서 풀튜닝을 실시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상하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BMW를 타는 와중에도 BMW 의 매력을 전혀 알진 못했었죠. 웬지 그냥 어른들이 타는 차? 이런 느낌정도 가지고 있었던거 같아요.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BMW 를 처음 소유해봤습니다. E46 330i 와 M3 를 오랫동안 소유했었고, 최근에는 아이와 함께 다녀야 하는 일이 많아져서 X6 로 차를 바꾸었습니다. BMW 에서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여전히 E46 M3 를 꼽고 싶습니다. 독특한 M sound 를 지닌 초고회전 엔진이 주는 매력과 함께 탄탄한 바디와 특유의 그 코너링은 굳이 설명을 안해도 될정도겠죠 ? 여전히 E39, E46 이 주는 BMW 고유의 디자인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X6 를 구입할때도 과거의 직선이 더 많이 느껴졌기 때문이었거든요.  차가 커져서 일상생활에 더 편한점은 있지만, 작은 차체가 주는 타이트함이 벌써 그리워요. BMW 의 매력이라.. 그 느낌을 문장으로 표현하려던적이 한번도 없었네요. Ultimate driving machine 이 의미하는 객관적인 성능이외에도 sheer driving pleasure 가 의미하는 무어라 표현할수 없는 감성적인 느낌의 조합이라고나 할까요 ? sheer 라는 형용사를 참 잘 선택한거 같아요. 짧은 오버행을 가진 뒷바퀴굴림차의 전형인 MB, BMW 를 구분하는 가장 큰 느낌의 차이가 'sheer' 인것 같아요. (MB 는 좀 dumb 하죠.)

 

3) 트랙 주행 경험은 있는지? 트랙 주행에 노하우가 있는지?

 

2002년도에 아마츄어대회였던 타임트라이얼 대회에 여러번 나갔었고, 2003 년도에는 프로전에 두세차례정도 참여를 했었습니다. 그후로는 결혼하고나서는 좀처럼 트랙에 올 시간이 나질 않더군요.  5년정도는 트랙에 못 가봤네요 ☺ 트랙주행 노하우는 모든일이 마찬가지이듯 “물 흐르듯 순리에 따라서.” 가 아닐까요 ? 차안에서 느끼는 느낌이 빠르다고 기록이 좋지는 않거든요. 오히려 여유로움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움을 유지하는게 관건인거 같아요.
 
4) 일반이 혹은 대중이 운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꽉막힌 서울시내를 매일 운행하는 제 생활에 비추어볼때 이 질문은 참 답하기 어렵네요.  자연을 즐기는 드라이빙 환경으로서는 서울 주위의 모든 곳이 그 조건에 부합하지만, 진정 운전을 즐기기 위한 환경은 좋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상설로 운영되는 트랙이 두세개정도는 되면 좋지 않을까 희망해봅니다. 용인이 재단장이 끝나고 나면 다시 한번 다녀볼 생각입니다.

 

5) 독일 벨트에 가시게 되었습니다. 소감은 어떤지, 가장 궁금한 점은 무엇인지

 

독일에는 많이 가봤지만 놀러간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잡지에서만 보던 그 곳(?)들엔 한번도 못가봤죠.  아이가 한국에 있는 모든 BMW 를 알고 있어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차종이외에 다른 모든 BMW 차종을 다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BMW 조립공장을 꼭 방문할 예정입니다. 아이가 요새 엔진과 구동계통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BMW 가 만들어지는 전과정을 보여주고 싶어요. Youtube 에서 찾아서 보여주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요.

 

6) 가장 기본적인 인적사항 부탁드립니다. 나이, 직업, 성별, 사는 곳 등 부탁드립니다.

 

한국나이로 34살의 남성입니다.  지금 현재는 Google Korea 의 Product Manager 로 일하고 있습니다. 강남구 청담동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7) 행사를 다 치룬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예선전부터 시작해 결선까지 험난했던 1위 싸움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예선의 경우에는 크게 부담이 없었습니다. 사실 무언가 평가가 이루어진다라는 것도 알지 못하고 예선에 임했으니까요.  결선은 처음 접해보는 경기방식이라서 처음에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이레인 이승헌대표님의 기준기록을 가지고 누가 그곳에 가장 가깝게 맞추느냐였거든요.  실력보다는 운이 가장 중요한 요소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마지막조에 배정되어 있었는데 앞에 무려 서른명의 다른 참가자들의 기록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었죠. 너무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단지 ‘감’만을 가지고서 1초차이도 안나는 기록들을 만들어 내는지, 다들 초시계를 가지고 타는게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처음에 한두명정도가 1초정도 차이의 기록을 만들어 낼때 갸우뚱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기록을 만들어 내기에 저도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조에 배정되어서 뙤약볕에 기다리기는 힘들었지만 다른 참가자들의 페이스와 그들이 기록하는 기록들을 곰곰히 살피면서 마음속으로 몇번의 가상주행을 한번 해봤습니다.
  두번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첫번째 주행에서 최대한 일관적인 기준을 만드는데 주력했어요. 이를 테면 직선주로는 전력, 코너에서는 좋은 기록보다는 최대한 일반적인 라인을 만드는 것정도가 목표였죠.
 그렇게 첫번째 주행을 하고나서 기준기록을 살피고, 두번째 주행에서는 모든것을 첫주행과 동일하게 고정하고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기록을 조절한다 정도가 나름의 전략이었죠. 그랬기 때문에 기준기록보다 늦게나오는게 첫주행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지였어요. 직선에서는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코너에서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건데, 줄일순 있겠으나 일관성을 부여하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기준초보다 2~6초정도 앞으로 첫주행을 마치는게 희망이었습니다. 첫주행을 마치자 기준기록보다 3초정도 앞서 있더군요. 3초만 늦추자라는 목표로 두번째 주행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 맞춰지나요 ? 정말정말 확실한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 3초 늦게 출발하고 나머지 조건을 첫주행이랑 최대한 동일하게 맞추는 거였죠. (사실 두번째 주행을 기다리는 사이에 옆에 서계시던 이승헌 대표님이 팁을 주셨죠. ^^) 출발깃발이 올라가고 정확히 최대한 정확히 속으로 3초를 세고 출발했습니다. 두번째 기록지를 보는데 기준기록에서 0.11 초차이가 나더군요.  제가 제 자신을 믿기 힘들었습니다.
과거에 트랙주행을 배울때 제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방법이 마음속으로 시계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상상만으로 트랙을 계속 돌면서 한바퀴 돌때마다 스탑워치를 누르는 일종의 이미지트레이닝이었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연습할수록 제 기록에 접근하는 걸 경험했었는데, 그때 연습해놓은 배꼽시계(?)가 약간은 도움이 좀 되었던거 같아요.  하하..

끝으로, 단 30명의 참가자가 있는 행사였는데, 행사준비부터 진행 그리고 스태프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까지 모든것이 정말 완벽하게 준비된 행사였습니다. ( 나중에 들었는데 그 전날까지 비가 와서 아침에 트랙에 고인 물들을 모두 퍼냈다고 하더라구요. ) 이런행사에 참여를 통해서 그동안 BMW 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열정이 두배정도로 늘어난것 같습니다.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고객과 함께 공동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녀와서 또 재밌는 이야기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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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껏 쓴 블로그 포스트중에 가장 긴글이긴 한데.. (Cut&Paste의 힘!!) 그러고 보니 참 차를 가지고 별짓을 다한 것 같다. 대학교 때 한마음운전자동호회(KAIST내 비공인 폭주동아리) 선후배들과 만화방에서 이니셜-D를 보다가 이대로는 잠 못잔다면서 차들 줄줄이 끌고 대청댐 주변을 돌던 기억하며... 아반떼에 2.0 베타엔진 올린답시고 날린 시간들..정이선배한테 구입한 티뷰론 스페셜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결국은 투어링-A 경주차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 소중한 우승의 경험들, 경기전날 용인까지 원정가서 귀신나온다는 모텔에서 홀로 기다리며 꿈속에서조차 달렸던 용인써킷.. 과정을 찾다보니 예전에 GT-R 로 신공항을 질주하던 동영상이 보인다.

 

 


생각해보면 아내와도 차로 맺어진 인연이다. 언젠가 동호회에서 외곽순환에 마실나간적이 있는데 2xx 정도로 마구 달리던 차들 사이에서 무서워하기는 커녕 "이거 너무 재밌다."라고 손뼉을 치던 모습에 웬지 이 여자랑 결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그 사이에서 이런 아들이 나오는 건 너무 당연한듯..

주유소에서 자동세차기 감상중..

 

어쨌든 이번주말에 대망의 뮌헨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고 찬찬히 여행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