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og

제 3의 장소 ?

Chester 2007. 9. 26. 05:29

바로 전에 썼던 포스트에 더하여..

Howard Schultz 가 1980 년대에서 1990년대 초반에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 이유에 대해서 정리 해놓은 부분이 있어서 간단하게 소개해본다. ( 슐츠가 쓴 책의 119 페이지이다.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커피이야기라기 보다는 평범한 재화(commodity)를 가지고 남들이 보지 못했던 다른 면을 보았던 한 남자의 좌절과 열정, 성취의 짬뽕스토리인데, 아주 감동적이고 실전적이다. )

스타벅스의 초기의 vision 이  "최고품질의 커피를 미국인에게!!" 였고, 사업초기에는 그것이 유일한 성공의 원인으로 여겨졌지만, 다음의 네가지 정도의 이유가 더 있었음을 알게 된다.

1. A taste of romance

커피를 기다리는 5~10분의 시간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온연히 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된다. 도대체 어디서 Sumatra, Kenya, Costa Rica 의 향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인가 ? 일상세계에서 벗어는 새로운 경험

2. An affordable luxury

벤츠를 타고온 외과의사나 블루칼라 노동자 모두가 차별없이 즐길 수 있는 "세계최고의 커피"  ( affordable luxury 는 trading-up 에서 이야기하는 new luxury goods 와 비슷한 의미로 보아도 무방할 듯 )

3. An oasis

한없이 복잡한 세상에서 멍하니 탈출해서 자신을 위해서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지친 하루의 끝에서 제공하는 '휴식' 의 장소

4. Casual social interaction

사람들과 같이 얽혀 있다는 느낌 ( social feeling ) 때문에 스타벅스를 방문하게 된다는 것.. 사람들과 얽혀서 사람들 속에 속해 있다는 의식을 자극하는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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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바로 다음 페이지에 Ray Oldenburg 라는 교수아저씨의  "제3의 장소( third place )" 라는 개념을 등장시킨다.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스트레스에서 탈출해서 local community 와 교감하면서 쉴수 있는 social place 가 반드시 필요하다." 라는 것. 90 년대의 가속화된 정보화와 함께 개인화가 가속되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starbucks 에게 단순히 최고의 커피를 판매하는 곳을 넘어, 커피를 매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소라는 강점을 한가지 더해주게 된다. 

종전까지는 사무실 중심가에 take-out / standing 중심이던 매장이 더 넓어지고, 더 많은 좌석을 갖추는 형태로 바뀌게 되었으며, 가장 높은 성장율을 보이는 매장 역시 도심 사무지역보다는 교외의 거주지역이었다는 것 ..

그들이 도대체 왜  Starbucks 에 오는가 ? 라는 질문은 최종적으로 한문장으로 맺음을 하는데, 단지 맛난 커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라는데..

"They come for the atmosphere and the camaraderie."

더 나아가서 Starbucks 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도 이어졌으며, 스타벅스에서 이루어진 커플들로부터 편지들도 받았다고 한다. 이 중에는 심지어 Starbucks 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 커플도 있었을 정도라고..  추석날 오후 네시경 회사 앞 커피빈에서 멍하니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 바로 옆테이블에 있던 한 가족의 따듯한 웃음은 나에게 이런 가치를 느끼게 하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여전히 무엇인가 빠져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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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place 의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장소, 그리고 그곳을 스치는 고객들에 대한 본능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과 연결되어 있는 social service 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성적인 접근은 좀 별로다. 상상력이 부족한 접근은 특히나 더 별로다. 누구나 post-cyworld , post-facebook 을 외치면서 수많은 종류의 "social network" 개념을 소개하고 있지만, 비타민 같은 느낌을 주며, 어느 좁은 범위(niche)의 고객들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당연히 downward spiral 로 귀결된다.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누가 들어도 말되는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는 절대 아니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들은 사람의 반정도는 실패를 예견하는 그런 논쟁거리를 발굴해 내야 한다. 적어도 이 시기에 그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말은 겉으로 흐르지만, 속으로 잡힌건 하나도 없기에 또 절망스러운 밤이다.  ㅠ.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