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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의 웹2.0기획론을 읽고 ..

Chester 2007. 1. 23. 14:52

회사가 모양을 잡기 시작한 이후부터 점점 없어져 가는건 시간이고, 늘어만 가는 것은 ... 뽀록 ??
쓰고 싶은 리뷰들이 몇개 있는데.. 그 출발로 빨간책부터 시작해본다. 그 책은 다름아닌 '정유진의 웹2.0기획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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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벼르던 책을 보았다. 수많은 기획자들이 막연하게 느껴지는, 혹은 마치 자신만이 발견한듯 즐거워 했을법한,  게임의 2라운드를 차곡차곡 설명해준 책이다.
수많은 챕터들이 알토란 같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지만, 가장 중요한 챕터를 고르라면 어느챕터일까 ?  목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어떤 챕터가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는가 ? 그리고 사람들이 모를만한 내용인가 ?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 라는 다양한 질문을 해보았다. 결론은 모두 하나의 챕터로 귀결되고 있었는데, 그 챕터는 어떤 것이었을까 ? 한챕터만 이해하면 나머지는 이해할 필요가 없는 챕터가 무엇일까 ?

그에 대한 모든 답은 바로 첫번째 챕터였다.
이 챕터가 그저 그런 도입부 정도로 느껴진다면, 뒷내용이 알만한 서비스들 나열해놓은 capture book으로 보일 것이고, 첫 챕터를 보면서 뒷장으로 넘어가기 힘든 사람들에게, 이 수많은 뒷장들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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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웹서비스들이 '뭘 할건데?' 라는 것에 대한 대답...
즉, 본질에 대한 통찰없이 패션을 따라가거나, 이게 트렌드야.. 이렇게 하면 무조건 되 .. 라는 근거없는 낙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을 해결할것인가?' ,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문제를 설정할 수 있는 능력이고, 그 문제안에서 핵심모순을 명확히 짚어내는 것이다. 그러한 문제설정이 문제의 해결을 보증한다. 그 난해한 절차를 '닭한마리' 로 명약관화해준 사례는 참으로 즐겁다.

웹2.0 이라는 단어가 패션으로 난무하고, 그 뜻이 무언지 아직 정의되지도 않은 현시점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있었을 정유진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글로나마 여기 존경을 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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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honor 를 표현하는 의미에서 ...
그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챕터인 챕터'원'의 핵심부를 일일이 손으로 타이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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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보슬 비 내리던 어느 날, 선배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웹2.0 얘기 좀 듣자" 지난 몇 년간 사이트를 운영해 왔지만, 크게 재미는 못 보고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할까를 새롭게 고민하고 있는 선배였다.

"뭐 먹지?"
"이런 날은 닭 한 마리가 딱인데!"

고픈배를 움켜쥐고 선배와 나는 강남에서 충무로 초동까지 꾸역꾸역 올라간다. 길은 막히고 배는 고프지만 투덜거릴 수는 없다. 거기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나긴 여정을 거쳐 마침내 도착한 허름한 식당. 우리 앞에 놓은 냄비 안에는 숭숭 썰어 넣은 각종 야채와 함께 닭 한마리가 보글보글 끓어 오르고 있었다. 푹 익은 살코기 한점을 건져 그 새콤하고 알싸한 다대기에 빈틈없이 무쳐 혀 끝으로 가져갔을 때, 천국을 맛본 내 입에서 튀어나온 쌩뚱맞은 일갈~

"이거야 이거! 웹2.0은 바로 이거라고!"

사용자가 수많은 메뉴와 내비게이션을 거쳐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데이터다. 그 외의 모든 것들은 '방법'일 뿐이다. 분위기와 인테리어, 좋은 목으로 승부하는 집도 있다. 하지만, 한번 온 손님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맛'이다.
데이터는 그 서비스의 아이덴티티이다. 어떤 데이터를 다루는가가 어떤 서비스인지를 정의한다. 맛 좋은 집이 맛집이 되는 것처럼, 결국은 좋은 데이터가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 '인테리어만 그럴 듯하고, 맛은 하나도 없는 집'에 실망하듯이, 그럴 듯한 포장의 맛없는 데이터에 사용자들은 실망한다.
반대로 조금 낡고 후져도 필요한 것이 있는 곳을 사람들은 어떻게든 찾아내고, 거기서 만족을 느낀다. 허접하기 짝이 없는 홈페이지를 수많은 나날 동안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들락날락 했던 이유는 거기에 '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이 때의 그 집의 메뉴는 바로 그 사람 자체가 된다.

그 집에 가는 이유, 바로 이것이 데이터다.

....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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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은  대한민국 CSS, 웹표준계의 거장 박수만님의 책이다. 이름하여 그린북 :) 가만히 책들을 넘겨봤는데.... 이책을 봐야하는 이유는 "이거 왜해요?" 나의 질문, 거기에 대한 수만님이 답변에 다 녹아있다..
"웹에서 다양한 표현을 가능케 해주는 툴은 이거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
자 이 한줄에 숨어있는 것들을 한번 또 연구해보도록 해야지..